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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약 정말 끊을 수 없을까? 당뇨약에 대한 오해
2020 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의 성인 1/7 (494만 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 추세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바야흐로 ‘당뇨병’은 이제 ‘국민질병’이 되었습니다. 20대부터 70대 까지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고 약을 처방 받으시는 경우, 가장 많이 하시는 오해가 ‘당뇨병 약을 먹으면 췌장이 나빠진다.’ 혹은 ‘ 당뇨병 약을 먹기 시작하면 절대로 끊을 수 없다.’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오랫동안 주저하다 병원에 오시게 됩니다. 오늘은 당뇨병 약에 대한 이런 오해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췌장을 보호하는 당뇨약
일반적으로 당뇨약을 먹으면 췌장이 나빠지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당뇨병이 생기 이유가 무엇일까요? 당분 (탄수화물) 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피를 적당한 혈당으로 유지하기 위해 췌장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야 합니다. 과다한 당분을 제거하려고 인슐린을 너무 열심히 분비한 췌장이 지쳐버리면, 더 이상 충분한 인슐린을 만들 수 없고, 결국 당뇨병이 생깁니다. 결국 지친 췌장을 쉬게 해주면, 당뇨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이지요. 최근 당뇨병 약제들은 종류가 다양해 졌는데, 그중 췌장을 쉴 수 있게 도와주어, 결과적으로 췌장을 보호해주는 당뇨병 약제들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1. 메트포르민 (대표약 : 다이아벡스, 메가폴민, 메트폴민 등)
메트포르민이 췌장을 지켜줄 수 있는 이유는 간과 근육에서 인슐린이 잘 작용하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즉 인슐린의 효율을 높여서 췌장에서 인슐린을 조금만 분비해도 혈당이 잘 떨어지게 하지요. 인슐린 엔진에 기름칠을 해주는 격이라고 할까요? 결국 췌장의 일거리를 덜어주는 셈입니다. 최근 유명한 미래학자이 레이 커즈와일이 당뇨병이 없지만 메트포르민을 영양제로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예방을 위해 연구된 약물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약물입니다. 특히 임신성 당뇨병을 앓은 사람과 당뇨병전단계에 있었던 사람에게 예방효과가 좋았고,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당뇨병 전 단계에서 부터 이 약을 쓰게 해달라는 청원이 미국의 식품의약국에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단, 간, 신장이나 심장이 안 좋으신 분은 사용할 수 없으니, 다른 장기가 나빠지기 전에 일찍 사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2. SGLT2 억제제 (대표약 : 자디앙, 포시가 등)
가장 최근에 출시된 당뇨병 약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장 (콩팥)은 소변으로 나가는 당분을 다시 흡수해서 몸의 에너지로사용하고자 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것이 SGLT (나트륨-포도당 수송체, sodium, glucose transporter) 인데 그 중 한 가지를 억제하여 소변의 당분이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나가게 하는 약입니다. 최대 하루 800 kcal 의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 다이어트 효과가 있어 체중이 줄어듭니다. 체중이 줄고, 당이 몸에서 빠져나가니 췌장이 할일이 줄어들겠지요? 췌장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장도 해야 할 일이 줄어드니 부담이 줄어 신장보호 효과도 있는데다, 최근 심장병의 재발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여 최근 가장 중요한 치료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3. α-glucosidase 억제제 (대표약 : 글루코바이, 베이슨)
알파글루코시데이즈 (α-glucosidase) 는 당분을 분해해서 소장에서 당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효소입니다. 이 효소를 억제하면 당분이 분해가 덜 되니까 흡수가 적게 되겠지요? 혈당이 몸으로 적게 들어오기 때문에 췌장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편인 아시아 사람들 중 당뇨병 전 단계에 있는 분들이 약제를 복용했을 때 당뇨병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예방하였고 심장혈관질환도 40% 정도 감소시켰다는 연구들이 다수 있습니다.
4. 글리타존 (대표약 : 액토스, 듀비에 등)
글리타존은 지방세포와 간에 주로 작용합니다. 앞서 설명한 메트포르민 처럼 인슐린의 효율을 높이는데, 인슐린의 효율이 평소 1이라고 했을 때 메트포르민은 효율을 2로, 글리타존은 4 정도로 개선시킵니다. 인슐린의 효율이 개선되니 췌장의 일거리가 줄어들겠지요? 더불어 지방간에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체중이 늘거나 약간 붓는 느낌이 들 수 있고, 숨이 잘 차는 심장병 환자는 쓸 수 없습니다.
5. 인슐린
대부분의 당뇨가족들은 인슐린을 두려워합니다. 일단 주사라서 무섭고, 귀찮은 부분도 있으며, ‘한 번 맞기 시작하면 끝이다’ 는 괴담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밖에서 인슐린을 넣어주면 췌장은 일을 조금 만해도 쉴 수 있어요. 그래서 혈당이 매우 악화된 급성기에 잠깐이라도 인슐린 치료를 하는 것은 향후 췌장의 기능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인슐린을 맞다가 끊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사고나 스트레스, 임신, 감염 등으로 한시적으로 혈당이 올라간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가장 안전하게 혈당을 확실히 떨어트리는 방법은 인슐린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특별한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먹는 약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심지어 먹는 약을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헬스 케어에 관심이 있는 젊은 환자들은 아주 처음부터 인슐린으로 시작해서 계속 인슐린을 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자신의 췌장을 오래 보호하고 싶어서입니다.
가장 좋은 췌장을 보호하는 방법은 ?
췌장을 쉬게 해주여야 췌장이 건강해집니다. 췌장을 쉬게 하는 방법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지나친 당분 (탄수화물)을 피하고, 적당한 열량과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나를 만든다고 하지요. 내 몸 속으로 설탕 독을 계속 넣는다면, 어떤 약을 먹어도 췌장을 지킬 수 없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췌장을 보호해 주신다면, 당뇨병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혜민병원이 여러분의 췌장 기능을 응원합니다.
무엇이 유익이 되며 무엇이 해가 되는지를 자각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최상의 물리학이다. -프란시스 베이컨-
안재희 과장 (혜민병원 내분비내과)